회사가 파산하면 모든 법률관계도 함께 정리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부동산이나 설비처럼 눈에 보이는 자산이 얽힌 경우에는 “등기가 취소됐으니 그동안 사용한 대가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하지만 파산 절차가 진행된 이후 실제로 벌어지는 분쟁을 들여다보면, 이 생각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법원은 등기가 취소됐어도 계약이 살아 있다면 그 사용은 부당이득이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는데요, 이 판결은 파산관재인의 권한, 파산 이후 자산 회수의 한계, 그리고 계약의 효력이 어디까지 유지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번 시간에는 파산 후 등기 취소가 어떤 경우에 부당이득으로 이어지지 않는지, 그리고 회생·파산 실무에서 계약 효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법인파산 후 ‘등기 취소’만 됐는데, 사용료(차임) 부당이득을 청구할 수 있을까?

A회사는 파산 전에 C재단에 건물 일부를 출연(기부)하기로 하고, 실제로 소유권 이...